미국 대학 신입생으로서 첫 학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뒤, 기숙사 퇴실을 준비하는 과정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기숙사에서 첫 일년을 보낸 딸이 전화가 왔습니다. 어떻게 정리를 해야할지 모르겠다며 널부러져 있는 짐들을 보여줍니다. 제가 봐도 난감합니다. 자기 짐을 홀로 정리하며 이사하는 경험은 처음일테니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그래도 벌써 나이가 얼마인데, 아직도 스스로 하지 못하는 모습에 저도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요즘 젊은 아이들이 독립성이 결여되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만큼 부모들이 많이 챙겨줘서 그런것 같습니다. 첫 일년을 보내고 방학으로 인해 짐을 정리하고, 한국에 다시 가져올 물건을 팩킹하고, 필요 없는 물건을 버리거나 기부하는 일은 대충 할 것이 아니라, 체계적인 계획이 필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신입생들이 기숙사 퇴실을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짐 정리, 버리기, 기부 요령을 구체적으로 안내하겠습니다.
효율적인 짐 정리 전략
기숙사 생활을 하다 보면 예상보다 많은 물건이 쌓입니다. 퇴실을 준비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짐을 카테고리별로 분류하는 것입니다. 옷, 책, 전자기기, 생활용품 등으로 나누고, 각 카테고리 내에서도 '필수', '기부', '버릴 것'으로 세분화해야 정리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정리를 시작하기 전에 필요한 포장재(박스, 테이프, 버블랩 등)와 쓰레기봉투를 준비하세요. 포장할 때는 무거운 물건은 작은 박스에, 가벼운 물건은 큰 박스에 담아 무게를 균형 있게 배분하는 것이 좋습니다. 짐이 섞이지 않도록 이름을 적어 두거나 라벨링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또한, 미국에서는 리사이클링 규정이 엄격하기 때문에, 종이, 플라스틱, 유리 등은 분리하여 처리해야 합니다. 캠퍼스 안에 마련된 재활용 스테이션을 적극 활용하고, 학교 포털이나 RA(Resident Assistant)를 통해 쓰레기 처리 규정을 꼭 확인하세요.
필요 없는 물건 똑똑하게 버리기
물건을 버릴 때는 무조건 쓰레기통에 넣기보다는 재활용, 기부, 폐기 규정에 맞춰야 합니다. 미국 대학들은 보통 학기말에 'Move-Out Donation Drive'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학생들이 남는 옷, 가구, 전자제품 등을 쉽게 기부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사용할 수 없는 물건은 분리수거 기준에 따라 버려야 하며, 특히 대형 쓰레기(매트리스, 소형 가전 등)는 학교나 시청에 신고 후 지정 장소에 버려야 합니다. 무단 투기 시 벌금이 부과될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또한, 방에 설치되어 있는 기본 가구(책상, 의자, 침대 프레임 등)는 절대 버리거나 이동시키지 말아야 합니다. 파손이나 분실 시 보증금이 차감되거나 추가 비용이 청구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기본 제공 물품은 원래 상태로 돌려놓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냉장고나 전자레인지 등 개인 가전제품을 버릴 경우, 환경 규정을 준수해 지정된 리사이클링 센터에 반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가능한 한 일찍 버릴 물건을 정리하고, 필요한 경우 친구들과 함께 대형 폐기물을 처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가치 있는 물건은 기부로 나누기
기숙사 퇴실 시 버릴 것과 남길 것 사이에서 고민된다면, 아직 쓸만한 물건은 기부하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미국 대학 캠퍼스에는 Goodwill, Salvation Army, Habitat for Humanity 등 다양한 기부 단체와 협력해 기부 박스를 설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의류, 침구류, 주방용품, 간단한 가구 등은 기부 수요가 높습니다. 사용 가능하고 깨끗한 상태라면 기부를 고려해보세요. 작은 기부라도 지역사회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Free Store'를 운영하기도 하므로, 이곳에 물품을 놓고 오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또한, 전자기기나 고가 물품은 친구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거나, 중고 마켓플레이스를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퇴실 전 1~2주 동안 시간이 있을 때 기부나 판매를 준비하는 것이 좋으며, 짐 정리와 동시에 환경 보호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기부를 위해서는 물품을 깨끗하게 세탁하거나 닦고, 필요한 경우 설명서나 부속품도 함께 제공하는 것이 예의입니다. 가능하면 포장된 상태로 전달하면 수령자에게도 큰 도움이 됩니다.
기숙사 퇴실은 신입생에게 새로운 도전이지만, 체계적으로 준비하면 오히려 값진 경험이 됩니다. 짐을 분류하고 불필요한 물건은 버리거나 기부하여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깔끔하게 마무리하세요. 지금 바로 퇴실 체크리스트를 작성해 정리 계획을 세워보세요!